9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향한 두번째 경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때아닌 폭설과 한파가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8일(현지시간) 오후부터 쏟아진 폭설이 주요 통행로를 가로막았고 영하 7도까지 내려가는 한파로 도로가 얼어붙으며 투표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각 후보 선거캠프에서는 9일 새벽까지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으나 유세장과 투표장에 기대했던 만큼 유권자들이 몰리지 않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지난 1일 실시한 아이오와 코커스와 함께 남은 경선의 방향을 가늠할 ‘대선 풍향계’로 통한다. 코커스는 등록된 당원들만 선거에 참여하지만 프라이머리는 일반 유권자도 자유롭게 표를 행사할 수 있어 당내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의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나침반이다.
이번 경선은 특히 폭설과 한파 속에서 진행되는 터라 충성도가 높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투표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돼 고정 지지층과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승패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엷은 충성도의 다수 지지자들에게 기대 온 후보들은 불리한 입장에 처해진 셈이다.
뉴햄프셔주 10개 카운티 300개 선거구에서 오전 6시부터 오전7시까지 일제히 투표가 진행되며 개표 결과는 9일 밤(한국시간 10일 오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뉴햄프셔주 인구는 약 130만명, 이 중 유권자는 약 90만명에 불과하지만 2008년 경선 당시 60.2%의 투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정치 참여도가 높다.
특히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가 44%로 추산돼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후보를 비롯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후보 등이 무당파 44%가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세 막판까지 경선 승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각 후보 진영의 유세가 마지막까지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된 것도 이같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의 특징이 반영된 탓이 크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실시된 주요 언론사와 대학의 뉴햄프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가 30%대 초반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루비오 케이식 크루즈 부시가 각각 11~15% 지지
선거 전문가들은 그러나 후보들의 막판 유세 활동과 투표 당일의 분위기에 따라 판세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유동적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맨체스터(뉴햄프셔)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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