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모든 종류의 채권을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중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정부에서 지정해놓은 정부 채권만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이같은 제약이 사라진 것이다.
14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연소득 50만위안(약 9300만원), 금융자산 300만위안(약 5억6000만원) 이상이면서, 증권투자 경력이 2년 이상인 개인 투자자는 증권거래소에서 어떤 종류의 채권이라도 구입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새로운 정책으로 채권시장과 직접 금융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일정 자격을 갖춘 개인 투자자들에게 채권 시장을 열어준 것은 지방채권 거래가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진행중인데 지방정부마다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방정부는 자본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문제는 지방정부 부채가 많아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지방채를 발행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 부채는 기관마다 추정치가 다르지만 약 17조~21조위안에 달한다. 이는 2015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7~34%나 된다. 급기야 중국 중앙정부가 국유은행들을 통해 지방채를 사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서 은행같은 기관 위주의 채권 거래만으로는 채권시장 활성화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개인에 대한 채권투자 허용은 폭증하는 지방정부 부채와 지방채의 저조한 거래문제를 동시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중국에서 발행된 신규 채권 규모는 22조3000억위안(약 4150조원)으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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