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유엔 대사, 안보리서 "이제 그만하세요" 한국어 연설로 호소
↑ 오준 유엔 대사/사진=연합뉴스 |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한국어로 북한의 추가도발을 중단한 것을 촉구해 시선을 끌었습니다.
오 대사는 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가 북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뒤 발언권을 얻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 주민만 힘들게 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을 지금 멈추지 않으면 돌아오기 어려운 지점을 지나버릴 것"이라면서 "이번에 채택된 단호한 결의안은 북한이 비핵화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 지도자들에게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북한에 대량살상무기가 필요하지 않은 이유까지 설명했습니다.
한국은 핵무기가 없어 한국을 겨낭한다면 북한도 핵무기가 필요치 않으며, 한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다가, 미국도 태평양 건너에 있는 작은 나라를 노리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미사일조차 필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나의 민족이자 우리의 민족인 북한 주민만 고통받을 것"이라면서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는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이 협상에서 많이 양보했다면서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중국과 미국의 의견이 다를 경우 가운데에서 만나 합의가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미국의 입장이 훨씬 많이 반영됐다고 오 대사는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주장을 0으로, 미국의 입장을 100이라고 할 때 가운데인 50이 아니라 80선에서 만난 것으로 비유했습니다.
이 같은 중국의 양보에 대해 오 대사는 "판단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에 중국의 입장이 크게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우다웨이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의 북한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미 정상 간 통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불과 나흘 새 벌어진 일련의 일이 중국을 변화시킨 것으로 그는 풀이했습니다.
오 대사는 이번 제재안이 북한 주민의 생활을 어렵게 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북한 광물 수출금지가 북한 외화벌이의 3분의 1을 줄일 것이라면서 "북한이 광물을 팔아 획득한 40억 달러 정도의 외화를 북한 주민을 위해 썼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 대사는 이번 제재가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
그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매우 강력한 제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제재는 무기개발뿐 아니라 무역도 크게 어렵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에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에 북한을 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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