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다운로드 급격히 늘어…'사이버 망명 현실화?'
![]() |
↑ 텔레그램/사진=연합뉴스 |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력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텔레그램 다운로드 수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이날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카테고리에서 4위까지 오르는가 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앱 리뷰에는 "테러방지법 때문에 갈아탑니다", "한국 해커 대부분이 해킹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네요", "어쩔 수 없는 사이버 망명"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는 테러방지법으로 인해 사생활 검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정보 노출이 폐쇄적인 텔레그램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브콘닥테를 설립한 파벨 두로프가 만든 메신저로 서버를 독일에 두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브콘닥테에 게시된 내용을 러시아 정부가 검열하는 데 반대해 2013년 텔레그램을 출시했습니다.
텔레그램은 상업적 요소가 적고 메신저 기능에 충실한 프로그램으로 비밀대화 기능을 지원합니다. 상대방과 대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그 대화가 삭제되는 기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버가 외국에 있다 보니 국내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압수수색이 어렵고 정부 당국의 검열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2014년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 강화라는 기조 아래 검찰의 카카오톡 실시간 검열 논란이 불거졌을 때에도 갑작스레 주목받았습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수사기관이 언제든 내 대화내용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텔레그램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줄곧 100위권을 맴돌던 텔레그램은 당시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카테고리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에 올랐고, 검찰의 사이버 검열 강화 계획 발표 직후 일주일 사이에 일간 국내 이용자가 2만명에서 25만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런 과거 사례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국산 메신저 이용자들의 이탈 현상과 함께 '사이버 망명' 사태가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대중의 일시적인 호기심 때문에 다운로드 수가 '반짝' 증가한 것이고, 실제 이용률은 미미할 수 있
2014년 사이버 망명 당시에도 텔레그램 가입자가 늘긴 했지만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이용량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낯선 사용자환경(UI), 기능 제한 등의 이유로 다수 이용자가 텔레그램에서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