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비싼 펀드매니저보다 컴퓨터 운용이 낫다.’
이른바 ‘트렌드 팔로잉’으로 알려진 컴퓨터 기반의 헤지펀드 운용 실적이 연초 이후 콧대 높은 펀드매니저들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연초 이후 운용 실적 상위 펀드를 분석한 결과 트렌드 팔로잉과 퀀트를 기반으로 한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트렌드 팔로잉이란 경제모델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거시 경제 트렌드를 읽어내 투자하는 수익투자 기법이다. 펀드매니저들이 기업 펀더멘탈을 분석해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과 대조된다. 이같은 운용 방식은 시장에 명확한 방향성이 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초 이후 원자재와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명 ‘CTA(commodity trading advisers)’라 불리는 선물추종매매전략 펀드들에 최근 돈이 몰린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헤지펀드 투자가 투자자들이 원하는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자금이 CTA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헤지펀드 정보업체 HFR에 따르면 일반 헤지펀드는 지난 1월과 2월에 3% 손실을 냈지만 퀀트와 CTA 펀드를 기반으로 산출한 HFR지수는 같은 기간 5% 이상 상승했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기반한 자산 운용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에는 1880억달러로 2배 가량 불어났고, 2014년에는 2700억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기금 운용을 맡겼던 연기금과 국부펀드들의 관심도 CTA로 쏠리고 있다. 제임스 스케그스 소시에떼제네랄 프라임서비스의 대체투자 컨설팅 부문 대표는 “CTA 자산이 실적 뿐만 아니라 자산 유입세에 힘입어 늘어
다만 향후 시장상황 변동에 따라 CTA가 지금처럼 좋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트로이 가예스키 스카이브리지캐피털 파트너는 “앞으로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 CTA가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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