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후임으로 도전장을 던진 8명의 후보가 오는 12~1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193개 회원국들을 상대로 공개 유세에 나선다. 이같은 공개 선임 절차는 유엔 창설 70년만에 처음이다.
내년 1월 1일 임기가 시작되는 새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한 후보는 8명으로 해당 회원국 정부가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추천했다.
헬렌 클라크 전 총리(뉴질랜드), 베스나 푸시치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크로아티아), 스르잔 케림 전 유엔총회 의장(마케도니아), 이고르 루크시치 외교장관(몬테네그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불가리아), 나탈리아 게르만 부총리(몰도바), 다닐로 튀르크 전 대통령(슬로베니아),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포르투갈)가 그 주인공으로 남성 4명, 여성 4명이다.
후보들은 출마 동기와 향후 유엔 운영 구상, 비전 등을 발표하며 6월 영국 런던에서 두 번째 공개 유세를 벌인다. 안보리는 7월부터 본격적인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전까지 유엔 사무총장은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영·프·중·러)에 의해 물밑에서 조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유엔 총회에서 승인받는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기 후보들이 공개 유세를 통해 전 회원국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만큼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는 지역 안배 관행이 작용해왔으며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한 동유럽에서만 6명의 후보가 난립하게 됐다. 전체 후보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 후보들의 선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70년 역사를 지닌 유엔이 첫 여성 사무총장을 배출할
만약 공개 유세를 거친 뒤에도 뚜렷한 선두 후보가 부상하지 않는다면 안보리가 종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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