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친스키와 6월 결선투표 맞붙는 게이코 후지모리…페루 대선서 1위 차지

쿠친스키와 6월 결선투표 맞붙는 게이코 후지모리…페루 대선서 1위 차지

↑ 쿠친스키와 6월 결선투표/EPA=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게이코 후지모리(41) 민중권력당 후보가 예상대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러나 후지모리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오는 6월 5일 1, 2위 후보를 놓고 다시 결선 투표가 진행될 전망입니다.

11일 페루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67% 진행된 가운데 중도 우파 성향의 후지모리 후보는 3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으며, 중도 성향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8)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 후보가 24%로 뒤를 이었습니다.

선거 막판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좌파 성향의 광역전선당 후보인 베로니카 멘도사(36ㆍ여) 의원은 17% 득표로 3위에 그쳤습니다.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CPI는 개표 직후 후지모리가 39.1%를 득표할 것으로 잠정 집계했습니다.

후지모리는 선거 직후 자신이 머물던 수도 리마의 호텔 밖에 마련된 트럭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페루인들은 화해를 원하고 더는 싸우고 싶지 않고 싶어한다"며 "과거를 매장할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0년대 페루에서 독재정치를 펼치다가 권좌에서 쫓겨나 인권유린 등의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로, 페루 최초의 이민자 출신 부녀 대통령 탄생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그는 2011년 대선에도 출마해 결선투표에서 오얀타 우말라(54) 현 페루 대통령에게 석패한 바 있습니다.

결선투표가 치러질 경우 페루 국민 절반가량이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해 강한 반감을 품고 있어 2위 후보가 반 후지모리 세력을 얼마나 규합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 결과는 1차 투표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대선 직전 실시된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인 쿠친스키가 결선 투표에서 후지모리 후보와 맞붙었을 경우 후지모리 후보를 7%포인트 차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멘도사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후지모리 후보와 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 후지모리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51%에 달했습니다.

쿠친스키는 투자회사인 1980년대 퍼스트 보스턴 인터내셔널의회장을 역임하는 등 월가에서 근무한 경력이 화려한 신자유주의자로 투자 친화적입니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대통령 시절 총리와 재무장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최종 집계 결과는 이날 오후에 발표됩니다.

이번 투표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페루 전역에 설치된 5천312개 투표소에서 진행됐습니다.

'빛나는 길'의 잔당으로 추정되는 반군들이 투표 전날인 9일 투표소를 경호하기 위해 이동 중인 군인들을 매복 공격해 군인과 민간인 등 10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보수층으로부터 재임 중 납치와 무장 공격을 자행한 좌익게릴라 조직인 '빛나는 길'을 섬멸하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후지모리가 소속된 민중권력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체 130석 중 60석을 차지하고 나머지 5개 정당이 남은 의석을 나눠 가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대통령과 부통령, 13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2천300만 명입니다. 당선자들은 7월 28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