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52) 여사가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과 ‘앙숙’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셸 여사는 과거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생긴 앙금 탓에 클린턴 전 장관을 미워해왔고, 조 바이든 부통령이 대신 차기 대선 후보가 되길 바란 것으로도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텔레그래프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케이트 앤더슨 브로워의 신간 ‘첫번째 여성들 : 미국 현대 영부인들의 품위와 권력’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브로워는 저서에서 “2008년 대선 캠페인이 클린턴과 오바마 캠프에 깊고 오래가는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이 오하이오 유세에서 “하늘이 열리고, 빛이 내려오고, 천상의 화음이 들리고, 모두가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며, 세상은 완벽해진다”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운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비꼰 것을 미셸 여사가 잊지 못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이런 이유로 미셸 여사는 클린턴 전 장관은 물론 그의 가족을 경멸했다고 브로워는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국무장관 재직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날 일이 잦았음에도 클린턴 부부와 오바마 부부가 함께 하는 백악관 만찬을 한 번도 잡지 않았던 것이 그 근거다.
클린턴 재단 산하 비영리기관인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가 재정 운용방식을 둘러싼 잘못으로 언론 비판을 받은 사건도 미셸 여사의 부정적 시각을 더욱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책은 “CGI는 클린턴 부부가 성공과 돈을 좇으려 한다는 세간의 인식에 꼭 들어맞는 것”이라는 미셸 여사의 견해도 전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미셸 여사는 올해 대선에서도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해 클린턴 전 장관을 꺾고 남편 후계자가 되길 바랐다고 브로워는 말했다. 그러나 상대방을 미워하기는 클린턴 전 장관도 마찬가지라
영부인 시절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미셸은 영부인으로서의 지위에서 할 일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고 여겼다고 한다.
이 책에서 한 측근은 이번 대선 출마가 2008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진 것에 대한 ‘복수’ 성격이라고 전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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