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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이 지분 30%를 투자한 브라질 CSP 제철소 건설 현장. <사진 제공〓동국제강> |
당장 브라질에 대규모 제철소를 건설해 가동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지 시장에 수출하는 자동차나 가전업체들은 브라질 헤알화 환율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근 모처럼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헤알화가 현재와 같은 추세를 유지하면서 값이 오름세를 탈 경우 오히려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국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지난해처럼 원화환산 이익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동국제강은 세계 3대 광업 기업인 브라질 발레(Vale), 포스코와 함께 브라질 동북부 세아라주(州)에서 고로(高爐) 방식의 CSP 제철소를 건설했고, 다음달 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동국제강이 30% 지분을 갖고 있고 발레, 포스코가 각각 50%, 20%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착공했으며 55억달러가 투입해 연산 300만t 급의 철강을 생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동국제강, 발레 등은 5월 중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철소 가동을 알리는 화입(火入)식을 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 CSP 제철소 건설은 화입식에 호세프 대통령이 참석을 고려할 정도로 브라질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호세프 대통령이 유고 상태가 되면 상황에 따라 화입식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CSP 제철소는 글로벌 철강시장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온 수출 지향적 프로젝트”라며 “브라질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차질없이 공사를 마무리해서 가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나 가전 같은 수출업계에서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단기적으로는 헤알화 가치 상승 기조를 공고히 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지난해 급격한 헤알화 평가절하(환율 상승)로 곤욕을 치렀다.
실제로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은 헤알화 값 급락으로 매출자체가 전년도 7조9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조600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브라질 현지공장이 있는 현대차의 경우 원화환산 이익이 줄어드는 수준이었다면 브라질에 물량을 100% 수출하는 기아차는 원가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였다.
2014년 2만대가 넘었던 기아차 브라질 수출물량은 2015년 1만1800대로 반 토막이 났다. 올들어서는 2월까지 고작 14대가 수출돼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도 현지점유율을 늘리며 공세적으로 대응했지만 이익은 거의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기업의 경우 브라질은 레알화 환율이 가장 큰 변수”라면서 “향후 레알화가 안정된다면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실적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 수출이 늘어나려면 근본적으로 브라질 경기가 되살아나야 한다. 예를들어 2014년 332만대가 넘게 팔렸던 브라질
[노원명 기자 / 송성훈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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