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훙하이에 인수된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경영진이 일제히 물갈이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하시 고조 샤프 사장을 포함해 이사 13명 중 12명이 모두 교체된다고 보도했다. 대신 훙하이는 이사진을 9명으로 조정하고 이 중 6명(사외이사 2명 포함)을 직접 지명했다. 훙하이가 새 이사진의 3분의 2를 측근으로 채우면서 강력한 경영권 통제를 통해 샤프의 경영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샤프의 차기 사장에는 다이정우 훙하이 부총재가 취임한다. 다이정우 부총재는 일본어가 유창하고 온화한 인품의 소유자지만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 명령에는 절대 복종하는 ‘심복’으로 향후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이정우 부총재는 아침 7시에 임원회의를 열고 궈타이밍 회장의 지시를 사내에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훙하이는 샤프와의 인수·합병(M&A) 논의가 본격화됐던 지난 1월 원칙적으로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합병 논의가 훙하이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면서 40세 이하 사원에 대해서만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 현재 1000명 이상의 대규모 감원이 비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샤프의 국내외 직원 4만3000여명 가운데 최대 7000명을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훙하이와 중복되는 샤프의 해외 거점이나 실적이 부진한 태양전지 사업 부문, 샤프 본사의 관리직 등이 감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닛케이는 “준비나 사전 작업을 중시하는 일본 스타일과는 달라 일본 직원들이 (훙하이의 방식을)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이정우 부총재의 앞날이 쉽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샤프는 지난해 2559억엔(2조7440억원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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