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거장' 번스타인 "김정은, 음악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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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스타인,김정은/사진=연합뉴스 |
6·25전쟁 참전용사 자격으로 방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89) 씨는 24일 "초청을 받는다면 북한에 가서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에게 피아노 연주를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번스타인 씨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호텔 샤르도네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직 농구에만 관심을 보이는 김정은이 교화하도록(to civilize) (평양에서) 첫 피아노 레슨을 했으면 한다"면서 "김정은이 음악을 배워야 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5번째 한국을 찾은 번스타인 씨는 "1951년 4월 24일 인천항에 처음 도착했는데 바로 내 23번째 생일이었다"면서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연안에 처음 도착했을 때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했다"면서 "최전방에서 유엔군을 모아놓고 공연을 했는데, 가끔 (적의) 비행기가 공습을 위해 접근을 시도하는 걸 보고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브람스의 1번 콘체르토와 랩소디를 연주함으로써 한국 음악에 기여하게 됐다"면서 "열광한 한국 군인들이 밖에서 기다리다 출입문을 부수는 사고가 발생했고 헌병이 출동해 질서를 잡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경기도 파주와 연천 등 최전방에서 100여 차례 피아노 공연을 했고, 피아노 옆에 언제든지 전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총을 세워놓았다고 말했습니다.
번스타인 씨는 1952년 10월 부산시문화극장에서 바이올린의 거장 케네스 고든 등과 함께 연주한 공연의 선전 포스트를 60년 넘게 개인적으로 소장해 왔다면서 이를 공개한 뒤 한국 정부에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제임스 밴 플리트 미8군 사령관이 나와 고든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수많은 장군 앞에서 연주하게 했다"면서 한국에서의 마지막 연주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1950년 입대한 번스타인 씨는 1951년 4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미8군 보병으로서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지난 4월 국내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한편 국가보훈처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23~28일 5박 6일 일정으로 번스타인 씨 등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국 참전용사와 그 가족, 해외교포 참전용사 등 70여 명을 초청해 예우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