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지배력 강화·반대파 색출 박차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지배력 강화·반대파 색출 박차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국가 장악력 강화와 반대파 색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외신과 터키 언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근거로 피의자 기소 전 구금 기간을 최장 이틀에서 30일로 늘린다는 칙령을 발표했다. 법원이 구속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30일 동안 용의자를 붙잡아두겠다는 것이다.
또 터키 당국은 쿠데타 배후로 지목해 온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조카 무함마드 사이트 귈렌을 쿠데타 연루 혐의로 구금했으며 곧 수도 앙카라로 이송할 예정이다. 쿠데타 발생 이틀 전 터키로 입국하려 했던 귈렌의 최측근 하일스 한지도 귈렌에게 자금을 조달해 준 혐의로 체포됐다.
터키 정부는 사립학교와 대학 1043곳, 병원과 비영리 민간단체를 포함한 협회와 재단 1229곳, 노동조합 19곳 등도 귈렌과 연루됐다는 이유로 폐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대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겠다고 밝혔다. 또 2500여명이 속한 대통령 경호대도 해산한다. 300명에 달하는 대통령 경호 대원이 쿠데타와 관련돼 체포됐기 때문이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이날 터키 방송에 출연해 현재 구금된 사람은 1만3002명이며 여기에는 군인 8831명, 경찰 1329명, 판사 2100명, 검사 689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면직된 공무원은 4만5000명에 이른다.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같은 터키 정부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대학교수와 언론인을 감옥에 가두는 나라는 그들의 미래를 감옥에 가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통치를 비판하는 유럽에 향해 그들이 터키에 편견을 갖고 불공정하게 대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53년 동안 우리를 기다리게 했다”며 “EU에 가입하려는 어떤 나라도 우리처럼 고통을 겪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터키가 1963년 유럽공동체 가입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터키는 1987년 유럽공동체 가입을 신청하고 2005년 공식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