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충만하고 착한’ 사람이 자신의 딸의 배우자가 되길 기도했던 한 미국 중년 백인 여성의 심경고백 글이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딸이 결혼상대로 데려온 사람이 모든 조건을 갖췄지만 ‘흑인’이라서 마음에 걸린다는 글 내용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중년 백인 여성이 기독교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딸의 배우자가 될 사람은 신앙이 깊고 착하고 내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남자”라며 “그러나 그가 흑인인 사실이 날 고민에 빠트렸다”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맹비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 가예 클라크(53)씨는 ‘가스펠 연합(Gospel Coalition)’이라는 사이트에 “당신의 백인 딸이 흑인 배우자를 데리고 왔을 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딸의 남자친구인 글렌은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흑인이라서 결혼 승낙을 흔쾌히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이후 그녀의 글은 인터넷 상에서 일파만파 퍼졌고 사람들은 클라크 씨를 향해 “진정한 기독교인이 아니다”, “완벽한 인종차별주의자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클라크 씨는 “나는 딸의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자신과 같이 타인종간의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를 위해 쓴 글”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결국 비판을 견디지 못한 클라크 씨는 사이트에 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현재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후 클라크 씨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가스펠 연합 사이트 운영진 측은 “클라크 씨가 단순한 비판 뿐 아니라 일부 세력으로부터 도를 넘은 위협도 받았다”며 “마음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는 “한 사람을 집중공격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것은 소셜미디어 테러”라고 한 반면 또 다른 일부는 “그래도 그녀의 글은
한편 퓨리서치센터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3년 기준 신혼부부 중 12%가 타 인종간의 결혼이었고 이 중에서도 흑인 남성이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사례가 많았다.
[김하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