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비트코인’ 거래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Block chain)’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국제기구 전망이 나왔다. 다보스 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은 1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이 개별 금융거래나 국가간 금융거래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보다 더 안전·투명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거래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 비자, 마스터카드, 블랙록 등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과 WEF가 지난 1년간의 연구를 통해 마련한 130쪽의 보고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개발은 대개 막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변화를 인식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변화는 더 값싸고 더 신속한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2017년까지 전 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형 은행들은 이미 블록체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돈의 움직임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공공 거래장부’또는 ‘분산 공공 장부(distributed ledgers)’ 등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모든 비트코인 거래가 기록되고 보관되는 데이터베이스(DB)를 뜻한다. 은행과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기존 거래장부나 DB와는 달리, 개별 금융사나 정부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직접 관리·운영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전 세계 사용자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위키피디아와 매우 흡사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들은 거래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복잡하고 다양한 인적·물적 보안 대책을 세운다. 함부로 은행 서버에 접근할 수 없도록 강력한 서버를 구축하고 각종 보안 장비와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이런 기존 보안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사용자들의 공개적인 공동 관리를 통해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공유와 연결에 있다. 두 금융사가 거래한 기록(블록)을 특정시간 내에 모든 구성원들의 검증을 받아 기존 기록에 연결(체인)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5개 금융사가 같은 블록체인을 이용한다면 A와 B사의 거래를 나머지 세 곳도 일정 시간 내에 공유하는 식이다. 거래가 당사자들의 블록에만 남겨졌다면 이는 인정 받을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