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피츠버그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매경DB>
제 발등을 찍는 비이성적 발언으로 지지율이 수직하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자해’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90%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여론조사 전문가 텍사스대 크리스토퍼 블레지언 교수 예측을 인용, 힐러리 승률이 90%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선거분석기관 업샷의 분석을 근거로 힐러리가 승리할 확률을 88%로 진단했다. 다른 선거분석기관 ‘538’은 힐러리 당선 가능성을 89%, 프린스턴 선거 컨소시엄과 프레딕트 와이즈도 각각 힐러리 승률을 87%와 81%로 제시했다. 힐러리가 안정적인 당선권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선거 전문가들은 대선이 채 3개월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힐러리 지지율을 트럼프가 역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1952년 이래 16차례 대선에서 전당대회 직후 지지율이 선거 당일까지 그대로 유지됐고 지지율이 역전된 경우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3차례 TV토론과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 논란, 테러 발생 가능성 등 변수가 적지 않지만 “유권자들이 좀처럼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사전 부재자 투표가 내달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판세를 뒤집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진단이다.
15일 USA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 젊은 세대도 “당장 투표를 한다면 힐러리를 찍겠다”고 답한 비율이 50%였다. 트럼프는 18%에 불과했다.
이처럼 궁지에 몰리고 있지만 트럼프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이어가는 등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 영스타운에서 열린 외교정책 연설에서 이민자에 대해 극단적인 ‘사상 검증’을 실시하고 특정 국가 출신에게는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대테러 대책을 발표, 인종차별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트럼프는 “미국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국인을 존중하는 사람들만 이 땅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냉전 기간에 실시한 사상 테스트, 그런 테스트를 개발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 비판적인 언론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는 언론과의 전쟁도 선포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미국인들이 부정직한 언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
여주기 위해 언론신뢰도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하겠다”며 “우리는 힐러리 뿐만 아니라 부정직하고 편향된 언론들과도 맞서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 주요 언론의 취재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