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9월 인상의 문’을 열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경제 회복의 자신감을 피력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매파(금리인상 선호) 발언에 이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연내 2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으로 9월 인상카드의 무게감이 확 달라졌다.
하지만 연준 고위 인사들의 릴레이 매파 발언에도 불구하고 월가와 국내 전문가들은 9월 보다 12월 인상 전망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9월 조기 인상을 가능케하는 시금석은 내달 2일 발표될 ‘8월 고용지표’다. 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정도의 어중간한 숫자가 나온다면 연준이 9월 인상의 방아쇠를 당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편이다.
월가 금융기관의 한 인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상당수 대형 투자은행들은 12월 인상 전망을 바꾸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될 8월 고용지표를 확인한 뒤 9월 인상 가능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고먼 노무라홀딩스 아태지역 외환헤드도 블룸버그에 “8월 미국 고용지표가 강력한 호조세를 띠지 않는 한 옐런 의장은 12월 인상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8월 신규 일자리 창출규모를 18만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로 하향 조정됐고, 인플레이션율이 아직 미 연준의 목표치 2%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은 아직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등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편이라, 오는 9월에 금리를 인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8월 미국 거시경제 지표 또한 지난달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물가와 인플레이션율, 설비투자(CAPEX)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금리 인상 여건이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9월과 12월 연내 두 차례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연내 한 차례, 12월 금리 인상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일본과 유럽등 주요국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하는 가운데 독단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강세와 미 대선 일정(11월) 등을 고려하면 9월 금리인상을 전격적으로 단행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9월 20~21일, 11월 1~2일, 12월 13~14일(현지시간 기준) 세 차례 남겨두고 있다. 11월 FOMC는 미 대선 일주일 전이라 금리인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월가는 “여전히 시장은 9월 보다 12월에 무게중심을 두는 기류지만 연준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사실 6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직후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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