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대표하는 맥주회사인 사베코와 하베코가 매물로 나온다.
베트남 정부는 가중되는 재정 적자 압박을 없애기 위해 국영기업인 두 회사를 팔기로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현지 일간 뚜오이쩨,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1년 6개월 안에 사베코와 하베코를 100% 민영화해 약 22억 달러(2조4695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사베코는 베트남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사이공맥주를 생산하는 현지 최대 맥주회사로 시장 점유율이 약 40%다. 사베코의 정부 지분은 89.8%다. 하베코는 하노이맥주를 만들고 있으며 정부가 8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도 탕 하이 산업무역부 차관은 사베코 정부 지분 가운데 53.3%는 올해, 나머지는 내년에 매각하고 하베코는 연내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는 정부 재정 건전성 확보와 국가 경제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꾀한다는 목적으로 주요 국영 기업에 대해 민영화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진행과정은 지지부진하기 그지 없었다.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베트남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했왔다.
하지만 이번 건은 다르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 정부가 주요 국영기업에 대해 지분을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처럼 매각 시점을 명확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베트남 정부는 사베코와 하베코의 몸값을 각각 18억 달러(2조205억 원), 4억500만 달러(551억 원)로 추정했다.
하이 차관은 “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 모두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베트남 맥주시장이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로 큰 점을 고려할 때 국내외 주류업체의 인수전이 예상된다.
일본 아사히맥주와 기린맥주, 영국 SAB밀러맥주, 태국 음료회사 PCL 등이 사베코
2015년 베트남의 맥주 소비량은 34억ℓ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이 소비량은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13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베트남 정부는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도로·항만·공항 등 국가 기간 사업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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