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후보 망신살 "알레포가 뭐죠?"…사회자 "농담하시냐"
↑ 게리 존슨/AP=연합뉴스 |
시리아의 운명을 좌우할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과 미국 유력 언론이 시리아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 동시에 망신을 샀습니다.
망신살의 첫 주인공은 10% 가까운 지지율로 올해 미국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다는 평가까지 받는 자유당 후보 게리 존슨입니다.
존슨 후보는 8일(현지시간) MSNBC 방송의 '모닝 조'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갑자기 '대통령에 당선되면 시리아 알레포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알레포가 뭐죠?"라고 반문했습니다.
황당해 하는 사회자가 "농담하는 거죠?"라고 되물은 데 대해서도 존슨 후보는 여전히 모른다는 듯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존슨 후보는 사회자로부터 알레포가 시리아 내전의 핵심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에야 "알겠다. 시리아와 관련해선 지금 엉망인 상태인데 시리아 내전을 외교적으로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라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재차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알레포는 시리아 내전의 중심지이자 대량 난민 사태로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알레포 휴전을 놓고 몇달째 씨름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존슨 후보는 즉각 캠프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잠시 멍한 상태였다"면서 "시리아 갈등의 역학관계를 잘 알고 그것에 대한 논의를 매일 한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순간적으로 시리아 갈등이 아니라 어떤 머리글자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당황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관련 질문이 나오자 웃으면서 "지도를 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알레포가 뭐죠"라는 제목을 단 '블랙코미디'는 존슨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배턴을 이어받은 건 미국의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입니다.
NYT는 존슨의 외교 무지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서 알레포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도격 도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IS의 수도격 도시는 '락까'입니다.
전세계 독자의 지적이 빗발치자 NYT는 기사를 수정했는데, 이번에는 "알레포는 시리아의 수도"라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시리아의 수도는 다마스쿠스입니다.
NYT는 두 차례 수정 사실을 기사 하단에 기재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시리아 휴전협상의 당사자인 미국의 대선후보와 유력 언론이 드러낸 무지와
Dylan Byers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은 NYT를 두고 "존슨에게 동지가 생겼네"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Jeff B/DDHQ 계정은 "뉴욕타임스조차도 알레포가 뭔지 잘 모르는 게 분명하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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