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공개한 흑인 총격 동영상에서 희생자가 피격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흑인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엘카혼 경찰이 휴대전화와 상점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녹화된 흑인 총격 당시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희생된 흑인은 무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의 흑인에 대한 과도한 대응 논란이 일면서 샌디에이고 전국행동네트워크가 이날을 ‘정의를 위한 날’로 선포하고 엘카혼에서 통합 집회를 여는 등 흑인사회의 시위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의 즉각적인 사과와 해당 경찰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동영상에는 지난달 27일 흑인 희생자가 쇼핑몰 주차장에서 경찰과 맞닥뜨리자 경찰이 즉각 총을 꺼내 겨눴고, 희생자가 마주잡은 손을 경찰 쪽으로 내밀자 곧바로 총격을 가한 장면이 담겼다.
사건 직후 경찰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앞뒤로 움직이던 올랑고가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경찰을 향해 총 쏘는 자세를 취해 경찰이 총을 쏘았다고 발표했다. 지원 나온 다른 경관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쐈다. 하지만 희생자가 손에 쥔 것은 총이 아닌 10㎝짜리 전자담배로 밝혀졌다.
엘카혼 경찰은 사건 동영상 공개를 계속 미뤄왔으나 동영상 공개를 촉구하는 흑인 사회의 시위가 거세지면서 결국 동영상 공개 결정을 내렸다.
사건 현장인 엘카혼에서는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는 야간 시위가 사건 당일부터 사흘 간 지속됐으며, 시위대가 경찰의 동영상 공개를 촉구하며 도로를 가로막고 인근 차량을 파손하는 등 폭력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올랑고의 모친 파멜라 벤지가 시위대에 평화시위를 당
희생자 올랑고(38)는 우간다 난민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후 마약과 총기 관련 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적이 있으며 미국 정부 당국이 추방을 시도했으나 우간다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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