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이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로 떨어지며 영국의 물가가 치솟는 반면, 신규 투자가 위축돼 실물경제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성장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질 것이란 염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18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월 대비로는 0.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와 가계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휘발유 가격, 식료품 등 전방위에 영향을 미쳤다. 연초에 리터 당 1파운드 전후였던 휘발유 가격은 현재 1.14파운드로 상승했다. 9월 의류 가격도 8월에 비해 6% 올랐다.
영국의 물가 급등은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빚어진 측면이 크다. 파운드화는 지난 6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미국 달러화에 대해 18% 떨어졌다. 지난 4일에는 1.2720달러까지 내려가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등 실물경제도 얼어붙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3분기(7∼9월) 영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이 87억파운드(약 12조원)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건당 투자액은 1360만 파운드로 금융위기가 닥쳤던 20
영국은 EU에서 완전히 발을 빼고 단독시장을 구축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할 상황이다.
[장원주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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