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추진 중인 시흥캠퍼스를 4차 산업시대 혁명에 대비한 공대 석·박사급 연구 인력과 신진학자들을 주축으로 하는 첨단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키로 했다. 학교측 ‘시흥 제2캠퍼스’ 설립안에 반발해 본관 점거 시위중인 학생들 염려와 달리 기숙대학이나 특정 단과대학 이전 등은 청사진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주요기업 엔지니어와 900명에 육박하는 외국 교수, 서울대 출신 연구자들이 함께 어울려 자율주행차 드론 빅데이터 등 4차산업 분야를 연구하는 ‘미국 실리콘밸리형 산학 융·복합 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20일 매일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시흥캠퍼스 추진 기본방향 계획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시흥캠퍼스를 대규모 융·복합 연구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단 고위 관계자는 “현 관악 캠퍼스내 특정 단과대학이나 기존 연구소를 이동할 계획은 없다”며 “대신 신 융·복합연구나 산학협력을 위한 확장 개념의 ‘제2공간’으로 시흥 캠퍼스를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애초 추진했던 전인교육형 기숙대학(Residential College·RC) 조성과 특정 단과대학 이전 등은 계획안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에 제조업과 정보통신(ICT)분야 융복합 연구 시설을 구축하고 젊은 연구 인력들을 확충해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서울대는 현재 2026명인 교수 인력도 2025년까지 총 28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시흥캠퍼스를 글로벌 캠퍼스‘로 조성해 현재 230명에 불과한 외국인 교수도 90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학교측은 특히 시흥캠퍼스에 △AI·자율주행차 △드론·로봇 △빅데이터 △조선해양 △바이오·메디컬 등 차세대 산업 분야를 축으로 한 연구 인프라를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같은 아이디어는 지난 7월 해당 분야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직접 학교측에 제안했고 ,본부 측도 이를 적극 수용키로 했다.
해당 분야 공대 교수들은 “현재 관악 캠퍼스에서는 실험과 연구의 실제 구현을 하기 위한 공간이 부족하고 시설이 낙후됐다”며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기 위한 연구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이같은 시흥캠퍼스 추진안 수립을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2박3일간 팰로앨토, 쿠퍼티노 등 미국 실리콘밸리를 샅샅이 훑어보기도 했다.
100% 전기차 테슬라 모델S를 타고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을 방
당시 성총장은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금 대학이, 특히 한국 대표 대학인 서울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나 자신도 회의적“이라며 ”서울대 혁신도 그 방향으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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