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한국 대통령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또 한번 꺼내들었다.
내년 1월 중순 한국으로 귀국해 모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 그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
반 총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한국에 돌아가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친구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 돌아가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0년간 일군 성과를 국민에게 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들에게 전한 발언과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면담 자리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민들에게 그간의 성과를 보고할 필요성을 언급하자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국 특파원들에게 “반 총장의 강한 출마 의사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굉장히 구체적으로 퇴임 이후 일정을 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석했다.
반 총장은 북한 추가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에 대응하는 데 안보리가 때로는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토로했다.
북한이 지난달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했는데 아직 안보리에선 새로운 제재 결의안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
반 총장은 올해 말 10년 임기의 유엔 사무총장직을 마무리하며 반 총장 후임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공식 선출된 상태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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