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선거 전부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플로리다 주가 판세를 가른 ‘터닝 포인트’였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업치락 뒤치락 초접전을 벌이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개표 후반 플로리다 주에서 앞서가기 시작하면서, 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에서도 승기를 굳혔다. 이어 민주당의 아성이었던 미시간·위스콘신 주에서도 앞서나가는 이변을 연출하며 대세를 결정지었다.
트럼프는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플로리다에서 49.1%를 득표, 47.7% 득표에 그친 힐러리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선거 전날 플로리다 주 여론조사 4개 중 3개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를 1~2%포인트 앞섰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히스패닉 투표율이 높아 힐러리 승리가 예상됐지만,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같은 이변은 백인 유권자들의 결집 때문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특히 힐러리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2012년 전체 유권자의 36%을 차지했던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 비중은 이번 대선에서 37.4%로 늘어났고,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 비중은 36%에서 32.8%로 감소했다. 그리고 힐러리는 트럼프보다 전국적으로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들로부터 12.3% 더 많은 지지(이달 3일 블룸버그 여론조사)를 얻고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방송사 공동 출구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의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 중 62%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흑인 유권자의 88%, 히스패닉 유권자의 63%가 힐러리에게 몰표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같은 경향은 다른 경합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가 50.5%(개표율 98% 기준)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지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52.1%를 득표한(개표율 94% 기준) 오하이오 주에서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들의 58%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 지지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 유권자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오하이오 주의 경우 백인
트럼프는 이같은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외에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힐러리 승리가 점쳐졌단 경합주들에서도 선전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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