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데는 장녀 이반카의 몫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다섯 자녀 중 가장 총애를 받는 이반카는 대선 선거 캠프의 막후 실세로, 위기의 순간에는 구원투수로 뛰며 트럼프를 도왔다.
정치 경력이 없던 트럼프는 이반카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등 가족들로 선거 캠프를 채웠다. 본업인 부동산 개발사업을 가족 경영으로 해왔던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 타워 26층은 트럼프 가족이 핵심 전략 회의를 하는 장소였다. 특히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이반카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트럼프의 자녀 육아수당에 대한 세금 공제, 6주간의 유급 출산휴가 공약은 이반카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반카는 ‘모성’이라는 제목의 대선 TV광고에도 직접 출연해 ‘일하는 엄마’ 이미지로 여성 표심을 공략했다.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공화당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의 런닝메이트로 적임자다. 인상적인 면모가 있다”며 이반카를 치켜세울 정도였다.
이반카는 트럼프의 대권 출마 선언 이후 주요 유세 현장을 따라다녔다.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이자 퍼스트레이디가 될 멜라니아가 ‘조용한 내조’를 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선거 국면에서 이반카의 주된 역할은 트럼프의 비호감 이미지를 상쇄하는 것이었다.
이반카는 지난 7월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식 때 “아버지는 사업에서 인종과 성별을 따지지 않으며,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인지를 중시한다”며 트럼프의 여성·성소수자 비하 이미지를 씻기 위해 노력했다.
이반카가 트럼프 캠프의 실세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6월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 경질 사건 때였다. 트럼프는 루언다우스키가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물의를 빚자 그를 전격 해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문고리 권력’이자 최측근인 루언다우스키를 축출하는 데 이반카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루언다우스키가 이반카의 남편 쿠슈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다닌 게 알려지자 이반카가 아버지에게 ‘결단’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지난달 3차 TV토론 이후 터진 성추문으로 지지율이 추락했을 때도 이반카는 전면에 나섰다.
이반카는 공화당 여성 의원들과 만난 TV 인터뷰 등을 통해 “아버지의 발언이 명백하게 부적절하고 공
이반카는 향후 트럼프 내각의 구성원으로 활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앞서 “아버지가 당선되더라도 공직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권인수위원회 구성 과정 등에서 특별보좌관으로 참여하거나 막후 참모로 이어갈 가능성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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