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거취에 월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옐런 의장의 임기 종료 후 그를 연임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해왔기 때문.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이다.
트럼프의 통화정책 고문인 주디 셸턴 아틀라스네트워크 선임연구원는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옐런의 (임기 만료 전) 사임을 재촉하고 있지 않지만 옐런 의장을 재임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해 이를 뒷받침했다. 쥬디 셸턴은 또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준의 개입과 부양적 통화정책이 ‘거짓경제’를 만들었으며 트럼프는 그와 생각이 비슷한 다른 인물이 연준을 이끌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옐런 의장이 정치적이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대선 이후로 금리 인상을 미루고 있다는 날선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이같은 연준의 정치적 행보가 버블 붕괴 가능성을 재촉할 수 있다는 불만도 피력했다.
이처럼 옐런 의장을 콕 짚어 비판한 트럼프의 과거 발언 여파로 연준 리더십과 통화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성향을 감안할 때 현재 공석인 연준 이사 2명을 ‘매파’로 임명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먼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연준 지도부가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와는 다소 다른 성향을 가진 인물들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트럼프발 파장은 옐런 연준 의장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지난 9월 말 연임이 확정된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가까운 ‘절친’이다. 세계은행 총재 후보 물망에 거의 오르지 않았던 김 총재가 다른 유력 후보들을 제친 데는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의 추천이 사실상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후보 등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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