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였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이 핵 합의안을 어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강대강 대결을 예고했다.
뉴욕타임스(NYT)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하니는 이날 이란 테헤란대학에서 TV중계 연설에 나서 “그(트럼프)는 핵합의안을 찢어버리길 원한다. 우리가 그걸 가만놔둘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로하니의 반문에 청중이 일제히 “미국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NYT는 전했다.
로하니는 앞서 4일 국회에서 출석한 자리에서도 “이란이 먼저 핵합의안을 어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어기면 즉각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하니가 맺은 핵합의안에 대해 “나쁜 계약”이라고 비판하며 “합의문을 찢어버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합의안이 무효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온건파였던 로하니가 강경대응으로 선회한 것은 이같은 갈등상황이 본인의 정치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기 4년 중 3년차인 로하니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바마 대통령과 핵합의를 강행한 만큼 트럼프의 겁박에 정치적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또 강경파가 최근 미국 상원이 이란제재법(ISA) 시한을 1
이란의 강경파 보수정치인 하미드 레자 타라기는 “미국을 신용하는 것은 쓸모없고 시간낭비라는 것을 로하니가 증명했다”라며 “그는 재선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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