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대 연설보좌관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 연설과 그 작성 배경 등을 재조명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 연설보좌관들이 뽑은 유명 연설과 작성 과정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또 대통령 연설문에 대해 “대통령이 선택하는 문장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에 대해 말해준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경제 위기, 동성결혼 합헌,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 법안 통과, 뉴타운 총기난사 사건 등 지난 8년 재임 기간 동안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수천번의 수정 작업을 반복하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표현을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같은 연설문 뒤에는 미국 국민들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과 함께 옆에서 힘을 모아 연설문 초안을 만드는 연설문 작성팀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백악관 수석 연설보좌관을 맡았던 존 파브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문 문구 선택에 총력을 다하며 수도 없이 반복해 수정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밤을 새우고, 자동차로 이동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연설문을 수정했다”고 회상했다.
파브로는 지난 2009년 9월 오바마 케어 개혁법안 관련 상·하원 합동연설을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 연설로 꼽았다.
그는 연설에 나오는 ‘지금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도덕적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는 정책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미국의 특징, 사회적 정의에 대한 것’이라는 이 문장을 언급하면서 “고(故) 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문장을 인용한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까지도 이 연설문을 거듭 수정했다”며 “당시 나는 LA에 동료 결혼식을 참석하다 비행기 시간까지 바꾸면서 백악관으로 돌아가 연설문 작업을 도왔다”고 말했다.
파브로는 “건강보험 개혁법안과 관련해 공화당의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이 법안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퍼져 있는 상황에서 대중과 의회를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는데 건강보험 법안의 제안자인 케네디 전 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 보낸 편지에 나오는 문장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오바마 케어 법안은 결국 지난 2010년 3월 상·하원에서 통과됐다.
테렌스 주플레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 연설보좌관은 지난 2013년 4월 18일 보스턴 테러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최고의 연설로 선정했다.
주플레는 “연설은 ‘어느 일요일 아침, 보스턴에 해가 떴습니다’로 시작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고요했던 보스턴의 아침이 폭탄 테러로 얼룩진 모습을 묘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가 연설 전날 초안을 제출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항상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한다”며 “이 연설을 통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기리면서 테러리즘에 강력하게 싸울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부터 백악관 연설보좌관으로 근무한 타일러 레첸버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제출한 해골같은 초안에 삽입 문구, 삭제 표시, 줄바꿈 표시 등으로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8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이든, 단지 수십명을 위한 비디오 연설이든 수천번 연설문 초안을 수정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문에는 언제나 깊은 메시지와 시적인 표현이 담겨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연설문으로 ‘소통의 리더십’이라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을 1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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