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랑 살아요” 美청년 10명 중 4명 ‘캥거루족’…75년만의 최대치

미국 청년 10명 중 4명은 부모나 친척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동산 조사업체 트룰리아가 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18∼34세 인구의 39.5%가 부모나 친척과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40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75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에서 부모나 친척과 함께 사는 성인인구 비율은 대공황이 끝난 1940년에 40.9%까지 치솟은 뒤 1960년에는 24.1%까지 떨어졌다. 이 비율은 1980년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31∼33%대를 유지하다가 2005년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실제로 하버드대 주거학센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30세 미만 성인인구는 500만명 가량 늘었지만 그 연령대의 가구 수는 20만 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구 증가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독립된 가구를 구성하는 인구는 적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주요 도시의 주택임대료 상승과 까다로운 주택담보대출 조건 등에 주목했다.
트룰리아의 말프 맥라프린 수석 연구원은 “청년들이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부동산 소유 추세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년들이 집을 사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치솟는 집값과 까다로워진 대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캥거루족은 세계 전반의 현상이 된지 오래다. 지난해 전 세계 16~29세 청년 인구 중 약 15%에 달하는 4000만명이 취업도, 교육도, 구직활동도 하고 있지 않는 청년, 즉 니트(NEET)족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절반에 달하는 48.6%가 부모와 같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족이 증가할수록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학계 입장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