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리프 "장애인 모욕" vs 트럼프 "과대평가된 여배우"

할리우드 영화배우 메릴 스트리프(68)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날을 세우며 공방을 펼쳤다.
스트리프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 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인 '세실 B. 드밀 상'을 수상했다.
스트리프는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장애인 조롱과 인종주의 논란, 언론 기피 등을 비난했다.
스트리프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에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비난받고 있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며 "바로 외국인들과 미디어 종사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할리우드에서 외국인들과 이방인들을 모두 축출한다면 아마도 예술이 아닌 풋볼이나 격투기를 볼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프의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당선인의 반(反) 이민자 정책과 언론 기피·혐오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또 "지난해 대선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이 장애를 가진 뉴욕타임스 기자를 모욕하는 것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언론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트리프는 "결례는 결례를 부르며 폭력은 폭력을 선동한다. 권력자가 자신의 힘을 다른 이를 괴롭히는 데 사용하면 우리는 모두 패배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5년 11월 트럼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경선 유세 도중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불쌍한 사람을 보라"며 양팔을 여러 차례 부자연스럽게 휘젓는 제스처를 취해 장애인 조롱 논란을 낳았다. 당시 트럼프가 '불쌍한 사람'이라고 지칭한 이는 선청성 관절만곡증을 앓고 있는 뉴욕타임스(NYT) 기자 세르지 코발레스키였다.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여배우들 가운데 한 명인 메릴 스트리프는 나를 모른다. 그런데 어젯밤 골드글로브 시상식에서 나를 공격했다"며 "그녀는 (대선에서) 대패한 힐러리 아첨꾼"이라고 비판했다.
또 "100번째 말하지만, 나는 결코 장애인 기자를 모욕하지 않았다. 단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 야비한 것임을 보여줬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