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를 인수하면서 세계 TV패널 시장에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대만 홍하이가 미국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해 패널 공장을 신설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더불어 미국 내에서의 고용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에 압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이 대만 타이페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패널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식으로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궈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투자 계획은 꾸준히 생각해온 것"이라며 "투자액은 70억달러(약 8조1600억원)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하이는 이미 지난해 12월 트럼프를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을 통해 미국 투자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 회장은 평소 자신과 친분이 있는 손 사장이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TV용 패널과 TV 조립 공장 등을 합해 3만~5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홍하이는 미국 공장에서 세계 최대급 대형 TV용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궈 회장은 "미국이 세계 2위 TV 시장임에도 자체적으로 TV 패널을 만드는 공장이 없다"며 "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중국 등에서 들여오는 것보다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이번 공장 신설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하이가 현재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만큼 미국 공장에서는 스마트폰용 액정 패널도 함께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궈 회장은 모든 과정이 미국 연방정부 및 주정부와의 세부 협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으로 아직 계획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에 희망하는 것은 저렴한 토지와 전력"이라며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하이의 투자 계획이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미국에 액정표시장치(LCD) 관련업체가 적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자재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인건비 등 생산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패널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국내 공장 건설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하이는 지난 12월 중국 광저우에 610억위안(약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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