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4연임을 노리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슐츠 전 의장이 오는 9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사회민주당 소속 총리 후보로 나서는 것으로 29일(현지시간) 공식 결정됐다. 사민당은 3월 19일 전당대회를 열어 외무부 장관으로 새 임기를 시작하는 지그마어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의 자리를 슐츠 전 의장에게에게 넘겨주고 그의 총리후보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슐츠 전 의장은 29일 독일 베를린 사민당 본부에서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독일은 새로운 시작을 필요로 한다"며 "오는 9월 총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독일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독일을 더 평등한 국가로 만들겠다"며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슐츠 전 의장은 지난 17일 5년 간의 유럽의회 의장 임기를 마쳤다. 그는 의장 연임에 도전하는 대신 메르켈의 대항마로 독일 총리 후보직을 노려보겠다는 의사를 지난 해 말 밝힌 바 있다.
독일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직설적으로 "나는 총리가 되고 싶다"고 선언한 슐츠 전 의장의 등장은 정체된 독일 중앙 정치판에 역동성을 부여하면서 안전하게만 보이던 메르켈의 총리직 4연임 성공 시나리오를 흔드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인프라테스트디맙'이 2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직전보다 2%포인트 떨어진 35% 지지를 받은 반면 슐츠의 사민당은 3%포인트 올라간 23% 지지를 얻었다.
슐츠 전 의장은 프로 축구선수가 되려 했으나 무릎 부상으로 포기하고서 알코올중독자로 지내다 서적상으로 변모하고 1980년부턴
독일 총선은 오는 9월 24일 치러질 예정이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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