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없는 날 맞이 '항의휴업'…美이민자 저력 보여줘
↑ 이민자 없는 날 |
16일(현지시간) '이민자 없는 날'(Day Without Immigrants)을 맞이해 미국 전역에서 이민자들이 매상 손실에도 불구,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항의휴업'에 나섰습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워싱턴DC,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텍사스 주 오스틴,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위스콘신 주 밀워키를 비롯해 미국 대도시 이민자 자영업자들은 이날 하루 동맹 휴업에 나섰으며,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반(反) 이민 행정명령 등을 시행하며 멕시코계를 비롯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반발을 사왔습니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기습적 단속와 추방을 포함해 美-멕시코 간 국경에 장벽을 설치, 이슬람권 7개 나라 국민의 입국 잠정 금지 행정명령 등을 당해오며 항의해왔습니다.
이번 동맹휴업 또한 각종 정책에 항의하는 연장선상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세관단속국은 최근 미국 주요 도시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서면서 680명을 검거해 이민자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은 바 있습니다.
동맹 휴업은 상점문을 닫고 일터에 나가지 않음으로써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끼치는 경제·사회적 영향력을 각인시켜주자는 의미에서 나온 일종의 항의 운동입니다.
'라 라사 협의회' 의장인 하넷 무르기나는 "의사부터 접시닦이까지 이민자들은 미국 일상생활의 필수"라고 트위터에서 강조했습니다. 라 라사(La Raza)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뜻합니다.
무르기나 의장은 이날 식당 문을 닫은 스페인 출신 셰프 호세 안드레스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안드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비하 발언에 실망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점 계획을 철회했다가 1천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DC의 식당 50곳이 이민자와의 유대를 표시하는 뜻에서 휴업했습니다. 식당 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민 노동자들이 주인들에게 휴업 참여를 호소했고, 이들을 식구로 여기는 식당 사장들이 기꺼이 가게 문을 하루 동안 닫았습니다.
뉴저지 주의 멕시칸 식당, 식품 잡화점, 미용 전문점, 콜로라도 주의 배관시공사,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식당과 카페,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햄버거 가게 등도 수천 달러의 매상 손실에도 동맹 휴업에 동참했다고 USA 투데이는 보도했습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히스패닉 주민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뉴멕시코 주의 학교에선 이민자 가정의 학생 수백 명이 집에 머무르며 항의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약 4천 개의 의류 가게가 모여있는 로스앤젤레스 패션 거리에서 매장의 절반 이상이 휴업하고 같은 지역에 있는 꽃집의 40%가량 문을 닫았다고 보도하며 '동맹 휴업'을 자세히 다뤘습니다.
CNN 방송은 워싱턴DC의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았지만, 정작 현지 거주 정치인들을 사태를 잘 모르는 듯 하다며 중심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는다면 휴업의 영향력과 규모를 실감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AP 통신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카고 등 주요 도시의 고급 식당과 까페도 문을 닫고, 거리의 푸드트럭도 없어졌다면서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심지어 워싱턴DC 상원의 커피숍도 셔터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또 브라질 스테이크 하우스, 이탈리안·타이 식당, 스시 바 등 세계 각
2007년 말 이래로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천590만 으로 계속해서 증가추세 입니다. 약 3억2천만 명인 미국 인구 중 외국 태생 또는 귀화 미국인은 13%인 4천16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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