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제조설보다 외교행낭을 통한 반입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키 마사아키 전 일본 육상자위대 화학 학교 교장은 지난 27일 일본 방송 NHK와 인터뷰에서 "VX를 합성하려면 독가스로부터 몸을 지킬 방호복과 외부를 깨끗하게 유지할 특수시설이 필요하다"며 VX가 용의자들이 현지에서 빌린 콘도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제조약으로 VX의 반입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반입에는) 특수한 루트가 필요하다"며 "외교행낭처럼 국가가 관여한 외교 루트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건 직후 출국한 4명의 북한국적 용의자들의 콘도에서 VX가 발견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 23일 해당 콘도를 수색하고 다수의 화학물질 샘플을 확보해 분석을 의뢰했으나 VX의 흔적은 없었다. 김정남에게 직접 VX 공격을 가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 용의자들이 머물던 호텔 방에서도 VX가 검출되지 않았다.
북한은 과거에도 국제법에 의해 주재국 정부나 제3국이 들여다 볼 수 없는 외교행낭을 이용해 마약, 위조지폐, 국제거래가 금지된 동물 뼈 등을 밀수한 전력이 있다. 만약 외교행낭을 통한 VX 반입설이 사실이라면 김정남 암살사건에 북한 정부가 개입했다는 뜻이다.
말레이시아 당국도 김정남 암살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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