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내각 실세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고문과 비밀리에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 특사로 일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중동 특사 얘기는 한 적이 없다며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블레어 전 총리가 지난 1일 쿠슈너 고문과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참모진 업무공간)에서 세 시간 동안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해 9월 처음 만나 11월에는 뉴욕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은 세 번째 만남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둘은 블레어 전 총리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 특사로 기용하는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큰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이 오명을 벗기 위해 2007년 총리직에서 퇴임한 뒤 8년 동안 중동 평화를 위해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유엔 등이 함께 만든 단체 '쿼터 그룹'(Quartet Group)에서 중동평화특사로 일했다. 데일리메일은 "블레어 전 총리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특사로 임명되면 이라크전 동참의 불명예에서 완전히 벗어나 국제사회로의 '화려한 컴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블레어 전 총리 측은 언론이 보도한 쿠슈너와의 논의 내용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전면 부정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블레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가 되기 위해 설득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트럼프를 위해 그 어떤 직책도 맡겠다고 논의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가 올라왔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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