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달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MIT CNC 컨퍼런스에서 리오어 론 오토 창업자(오른쪽 두번째), 드라이브 공동창업자 조엘(오른쪽 세번째)이 인공지능 미래와 자율주행차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손재권 특파원] |
자율주행차는 미래를 바꿀 대표적 신기술로 꼽힌다. 구글 웨이모, 우버 등 정보기술(IT) 업체가 이끌고 있고 GM, 포드, 도요타, 벤츠, 아우디, 현대·기아차, 테슬라, 볼보 등 완성차 회사들도 대부분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실리콘밸리에는 잘 알려진 완성차 회사 외에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빠르게 탄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 우버에 인수된 자율주행 트럭회사 오토(Otto)를 비롯해 구글 자율주행차 사업을 이끌던 크리스 엄슨과 테슬라 오토파일럿 총괄 엔지니어 스털링 앤더슨이 공동으로 창업한 오로라(Aurora) 그리고 스탠포드대학 자율주행 랩 출신 드라이브(Drive.ai)는 실리콘밸리 3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이들을 지난달 25일 미국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MIT CNC 컨퍼런스에서 만났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높은 기대와 함께 현실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조언도 했다.
리오어 론 오토 공동 창업자는 10년내 미국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론 창업자는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10년 안에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를 가능하게 하고 트럭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트럭이 등장한다고 모든 트럭 기사들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혼잡한 도심에서 트럭 기사들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도로 주행을 해보니 도심에서는 보행자, 신호등, 교차로 등 다양한 변수로 자율주행이 어려웠다.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을 선택하고 도심에서는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트럭을 통해 맥주 시험배송에 성공한 후 화제가 됐다. 최근엔 구글 웨이모가 기술 유출 혐의로 오토를 상대로 소송할 정도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을 총괄하고 올해 오로라를 창업한 스털링 앤더슨도 "머지 않아 자율주행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오로라는 이미 자율주행 '레벨4'에 도달했으며 주요 완성차 회사들과 협업하고 있을 정도로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앤더슨 창업자는 "지금 (자율주행과 관련된) 알려진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알려지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해야할 시기다. 또 시장의 요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자율주행차에 대한 조언을 묻자 앤더슨 창업자는 "서울같은 대도시는 당장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을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이 운전하는 것처럼 실제 도로에서 실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정책이나 규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은 규제를 풀고 신도시에서 실험한다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탠포드대학 출신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드라이브(Drive.ai)'를 창업한 조엘 공동 창업자는 최근 자율주행차 산업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이 2021년을 목표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엘 창업자는 "자동차 회사들은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할 것 같다. 자율주행차는 초기에는 제한된 지역에서 제한된 용도로 쓰일 것이다. 당장 소비자용 제품이 나오긴 힘들다. 2021년은 어렵다. 2025년이나 2027년 정도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자율주행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레드우드시티 = 손재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