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는걸 우리가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으로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이 거론되는 기류를 진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특별 강연한 후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서 "가급적 이런 문제는 외교적, 정치적 수단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그 수단은 압력"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더 실효성 있게 만들고 북한이 '이런 태도를 취하면 국제사회에서 살 수 없다'고 인식할 정도의 압력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모든 갈등이 북한의 태도로부터 비롯됐으니 북한이 변해야 한다"며 북한의 선(先) 태도 변화만이 북핵 해결의 돌파구라는 자세를 견지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와 같은 엄중한 국제사회의 입장을 충분히 알아듣고 더는 도발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핵을 불가역적 방향으로 돌려 비핵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만이 문제 해결의 기초이자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3개월간 하버드대 초빙교수로 활동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보스턴에 거주하고 있는 반 전 총장은 이날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을 상대로 '세계가 직면한 위협과 해법'이라는 제목의 첫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강연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제재를 통합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는 안보리에서 단결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제재는 북한에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되돌아오라는 메시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임 중 북한을 방문할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지난 10년간 북한과의 비공식 채널을 유지하면서 대북 소통을 이어왔다.
반 전 총장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대미특사 제안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이나 정부가 나에게 어떤 역
그는 또 "저 자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건 정치적인 도의상 적절치 않다"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차 피력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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