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전미총기협회(NRA) 컨퍼런스를 찾아가 "나는 여러분의 진정한 친구"라고 역설했다. 미국 대통령이 NRA 행사에서 연설한 것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34년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열린 이날 연설에서 "나는 무기를 소지할 수 있다는 국민의 권리를 절대로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정헌법 2조에 대한 지난 8년간의 공격은 이제 끝났다"고 외쳤다.
'수정헌법 2조'는 미국인의 총기소지 권리를 명시한 것이며 '지난 8년'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총기소지를 규제하기 위한 노력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NRA 방문은 취임 100일에 즈음해 8만여명 총기협회 회원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NRA는 지난 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행사에서 멕시코 국경장벽을 반드시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기반으로부터 자신의 공약을 재확인함으로써 의회 반발에 부딪힌 장벽 건설에 대한 의지를 다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보에 대해 정치권의 반발도 적지 않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총기사건으로 희생된 어린이와 청년 사진 11장을 게재하며 총기규제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머피 의원은 "TV를 끄고 트럼프의 NRA 연설을 보지 말라"며 "총기소유에 대한 정부의 무기력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자신의 취임 100일째인 29일 연례행사인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참석을 거부하고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했다.
지지자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일을 했으며 가장
백악관은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3개의 의회검토법 서명, 30건의 행정명령 발동, 28개의 의회 통과 법안 서명 등의 업적을 이뤘다고 공개한 바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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