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FBI ’코미 전 국장 해임’ 진실공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경질을 둘러싸고 양측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과 한번의 만찬, 두번의 전화통화가 있었는데 '내가 수사를 받고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찬은 코미 전 국장이 요청했으며 그는 FBI 국장 자리를 유지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나는 '지켜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 측 인사들은 그러나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코미 전 국장의 한 측근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FBI의 범죄수사에 관한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어서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정권 출범 초기에 코미 전 국장이 자신의 직위를 보장받는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대상에서 제외시켜주는 모종의 정치적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스캔들과 관련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고 한 것이 오히려 더 궁지에 빠진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해임 건의 메모를 받고 해임을 결정했다던 지난 9일 백악관의 설명과 달리 자신이 직접 해명했다고 말을 바꿨다.
코미 전 국장 해임에 대한 반응을 놓고서도 FBI와 백악관의 평가가 엇갈렸다.
앤드류 맥카버 FBI 국장 대행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코미 전 국장은 조직 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고 대다수 FBI 직원들이 코미 전 국장을 높이 평가하며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그러나 10일과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FBI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면서 "코미 전 국장 해임 결정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 해 대선 11일전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선언함으로써 판세를 흔들어 트럼프 승리의 1등 공신으로 꼽혔지만, 트럼프 정권출범 후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면서 지난 9일 전격 해임됐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