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으로 촉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개입 논란이 이번에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해임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특검팀 일부 인사들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후원했던 경력을 문제삼아 특검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일부 언론은 코미 전 국장에 이어 특검까지 해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만약 공화당원들이 특검이 공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라면서 "그가 고용한 수사관들을 보라, 특검을 다시 생각할 때"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인터넷매체 뉴스맥스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퍼 루디는 이날 PBS방송 '뉴스아우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활동을 종료시키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문제삼은 것은 특검팀 일부 인사의 과거 전력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의회전문지 더 힐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은 연방선관위 보고서를 토대로 뮬러 특검팀 소속 수사관 4명이 친민주당 인사라고 지적했다.
특검팀 내 가장 연장자이자 법무부 사기사건 담당 책임자인 앤드루 바이스만은 로펌 '제너 & 블록' 근무 시절인 2008년 대선 때 6차례에 걸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PAC에 4700달러를 기부했다. 특검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마이클 드리벤 법무부 부차관은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뉴욕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의 선거자금 모금 창구인 '정치활동위원회'(PAC)에 1000달러를 기부했다.
워터게이트 특검 당시 특검보로 활약했던 제임스 퀄즈는 1987년부터 대선 때마다 마이클 듀카키스와 앨 고어, 존 케리, 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 후보 진영과 오바마 전 대통령 진영에 후원금을 냈다. 또 다른 멤버인 지니 리는 법무부 부차관보 출신으로, 지난 해 힐러리 전 장관의 PAC '힐러리 포 아메리카'에 5400달러를 기부했다.
지니 리 변호사는 특히 한인 2세들의 모임인 미주한인위원회(CKA) 소속 한국계 여성 변호사로 알려졌다. 예일대 로스쿨을 나온 리 변호사는 법무부 부차관보 시절 법무장관은 물론 백악관과 정부 고위 관리들에게 형사법과 형사 절차, 대통령 특권, 민권, 국가안보 관련 헌법 규정과 법령, 규제 등에 대해 자문한 바 있다.
특검팀 주요 인사들의 경력에 대해 트럼프 변호인단 소속 제이 세큘로 변호사는 A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를 해임할 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특검팀이 공정하지 않다면 대통령과 참모들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검사마저 해임한다면 더 큰 정치적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BS 방송은 "코미 해임으로 점화한 거센 논란의 불꽃을 고려한다면, 뮬러의 해임은 대통령에게 정치적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던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했다가 결국 하야에 이르렀던 전력이 있다.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구'를 공개하고 투표 추진을 예고했다. 셔먼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회람한 탄핵 문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던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수사중단 압력을 가하고 거절당하자 해임한 것은 사법방해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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