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이 모교에서 열렸습니다.
곳곳엔 애도의 뜻을 표하는 파란 리본이 걸렸고 수천 명의 조문객이 방문했는데요,
이제서야 북한이 웜비어 죽음에 대해서 공식 반응을 내놨습니다.
김은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백 파이프가 연주되고 뒤이어 친구들의 손에 들려 웜비어의 관이 나옵니다.
17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 돌아온 웜비어의 장례식이 모교인 오하이오의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열렸습니다.
4년 전 장례식이 열린 강당에서 졸업생 대표로 졸업사를 낭독했던 웜비어.
무려 2천500여 명의 조문객이 찾은 장례식장엔 지역 주민들과 학교 후배들은 물론,
▶ 인터뷰 : 안나 케이트 메이스 / 와이오밍 고교 학생
- "우린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용기와 고고한 정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역 상·하원의원 등 고위직 인사도 참석했습니다.
▶ 인터뷰 : 롭 포트만 / 미국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 "그는 짧은 생이었지만,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고 갔습니다."
웜비어가 북한에 여행을 갔을 당시 소지했던 유품이 전시된 가운데 장례식은 약 45분 동안 비공개 시민장으로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웜비어의 장례식까지 끝나고 나서야 북한이 반응을 내놨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웜비어를 성의껏 치료했으며 급사한 데 대해서는 자신들도 수수께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웜비어는 대화를 거부해 온 오바마 전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이며 자신들도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뒤늦게 해명에 나선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웜비어의 죽음 이후 극도로 악화하고 있는 미국 내 여론을 감안한 의식한 조치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은미입니다.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