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화재' 사망자母, 갓난아이 품에 안고 숨져
영국 런던 고층건물 아파트 화재의 인명피해 실태가 더뎌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사망자 확인이 올해 말까지도 힘들 것이라는 당국의 실토 속에 갓난아기를 안은 어머니의 시신이 발견돼 영국인들의 울분을 더했습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런던경찰청 피오나 맥코맥 경정은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수색·수습 작업이 끝나야 최종 사망자 수를 알 수 있다면서 올해 안에 최종 사망자 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맥코맥 경정은 "현재 약 80명이 사망했거나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종자들은 사망한 것으로 짐작된다"며 "우리가 모르는 희생자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1주일 전 경찰은 사망·실종자를 79명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는 "아파트들 내부가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시신이 끝내 수습되지 않을 수 있는 현실을 유족들에게 알려야만 할 것이라고 말해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함을 내비쳤습니다.
또 그는 일부 희생자들이 화염을 피해 상층부로 대피했다가 한 아파트에서 대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1층과 23층 사이의 23개 가구에서 모두 26통의 구조전화를 받았는데 이들 아파트에 있던 다수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웨스트민스터 검시관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6개월난 리나 벨카디과 엄마 파라 함단의 시신이 그렌펠 타워 19∼20층 사이 계단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검시관 에릭 스워드는 가디언에 "아기가 엄마 품에 안긴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리나의 언니인 말라크와 타즈민은 화재 당시 가족이 살던 20층 아파트에서 구조돼 세인트메리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말라크는 연기 흡입으로 곧 숨졌고, 타즈민만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자매의 아빠인 오마르 벨카디도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그렌펠타워 화재 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항소법원 판사 출신 마틴 무어 빅 경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영국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독립된 위원회를 설치해 조사하는 '공개조사'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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