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완만한 물가 상승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 없이 물가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BOJ는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0.1%인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도 현재의 0%로 동결했다.
BOJ는 기존 통화정책 유지와 함께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1.4%에서 1.1%로 하향 수정했다. 2018년 예상치도 1.7%에서 1.5%로 낮췄다.
이로써 BOJ가 지금까지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왔던 물가 2% 달성이 무산됐다. BOJ는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전망리포트)'에 목표 달성 시기를 2019년도로 수정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전망리포트에서 금융완화의 축을 '양'에서 '금리'로 변경한 이후 9개월 만에 물가 상승 시기를 조정한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013년 취임하면서 2년 안에 물가상승률 2% 목표를 2년 안에 달성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2013년 4월 양적완화를 단행한 이후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시기는 6번이나 연기됐다.
BOJ 는 경기 회복, 고용환경 개선 등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장래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강해지면서 절약하려는 소비자가 늘었고 결국 물가 상승 추세가 기대에 못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예상보다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가격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뿌리 깊게 자리잡으면서 가격 상승 압박을 비용 절감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BOJ는 경기 회복이 예상대로 서서히 강화되고 있어 시기가 되면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면서 현상 유지를 결
교도통신은 "물가달성 목표 시기가 반복적으로 늦춰지면서 BOJ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며 "현행 금융정책을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가적인 완화 수단이 한정돼 시장에서도 추가완화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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