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칩을 직원 몸속에…영화 `더 서클` 현실로

미국의 한 중소기업이 직원들의 손가락 사이에 작은 반도체 칩을 이식해 출퇴근 체크와 구내식당 결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편리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 주(州) 리버 폴스 소재 마이크로 기술 기업인 '스리 스퀘어 마켓'(Three Square Market)은 다음달 1일부터 희망하는 자사 직원들에 한해 무선인식(RFID) 기술이 적용된 칩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주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쌀알 크기의 칩을 탑재하면 직원들은 손을 센서에 살짝 갖다대기만 해도 보안 문을 통과할 수 있고 물품 구입, 컴퓨터 로그인 뿐 아니라 의료 정보도 체크할 수 있다. 가격은 개당 300달러(약 33만 4500원)다.
직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85명의 직원들 중 벌써 50여 명의 직원들이 칩을 주입하고 싶다고 신청했다. 스리 스퀘어 마켓에 따르면 칩을 주입하는 데는 단 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스리 스퀘어 마켓의 토드 웨츠비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술은 미래에 필수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회사가 먼저 그 중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츠비 CEO는 "이식된 칩이 일종의 여권 같은 기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 칩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은 탑재돼 있지 않아 사생활 침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이 칩을 탑재하면 "반은 사람, 반은 걸어다니는 신용카드"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위스콘신 주 의회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만에 하나 강요된 형태의 칩 이식이 이뤄진다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봤던 생체칩 인체 이식이 현실로 다가왔다는게 "꺼림칙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개인정보 침해 문제도 제기됐다.
[김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