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 열리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것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해 답변을 피해온 푸틴 대통령이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휴가차 시베리아 동부 브리야티아공화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한 정착촌 주민들과 가진 화상 대화에서 한 주민이 "대통령님이 차기 대선에 출마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하자 "생각해보겠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앞서 대선 출마에 관한 질문에 아직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답해왔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4선 도전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지에선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2000~2008년 2기를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3연임 금지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재집권했다. 총리 재임 중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한 그는 내년에 4선 도전에 성공할 경우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현재로선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꾸준히 80%를 웃돌고 있어 4선도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지지 여론은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힘입어 오히려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은 서방 제재로 국민의 생활고는 심해졌지만 분노는 정부가 아닌 '러시아 죽이기'에 나선 서방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레바다-첸트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이 2018년 대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 구도에서 푸틴 대통령의 대 서방 강경 노선이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애국주의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것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표출되고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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