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올해 3번째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감행하며 대북 제재 국면에서 다시 한번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심각한 주권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에 의하면 10일(현지시간) 미 해군 구축함인 존 S 매케인함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내 인공섬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 12해리(약 22.2km) 이내 해역을 항해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미 구축함의 이번 행동은 중국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동시에 중국의 주권과 안보에 심각한 훼손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또 "중국은 이번 일에 굉장히 불쾌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 문제를 미국 정부 측에 공식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는 이에 대응해 자국 군함 2척을 출동시켜 매케인함에게 물러날 것을 경고했다며 "지역을 자국의 군사력 영향력 하에 넣으려는 미국의 이런 행동은 해상이나 공중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작전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춰 중국의 협력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중국을 대북 제제에 동참하도록 재차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10일 전했다.
또 이번 작전은 남중국해 인근 동남아 국가들이 최근 친중으로 쏠리는 데 대한 분위기 전환 시도로도 해석된다. 지난 5~6일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회의에선 일부 친중파 국가가 지난해엔 포함됐던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우려 표명을 성명초안에서 삭제해 반중파 국가들의 항의를 받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42년 만에 미국 항공모함을 베트남에 기항시키기로 합의하는 등 영향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가장 극렬하게 대립하는 반중파 국가다.
미국은 올해 들어 지난 5월과 7월에 이어 세번째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미 해군 구축함인 스테텀함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내 트리톤섬(중국명 중젠다오) 인근 12해리(약 22km)이내 바다를 항해했다. 당시에도 미국은 북한과 거래한 중국 단둥은행 제재, 대만 무기 판매 허용 등의 조치를 병행하며 중국에 대북 제제에 동참하
항행의 자유 작전은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 해역 내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 제도에 군함을 보내는 무력시위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및 군사기지 건설이 자유로운 해상 이동을 제한할 수 있다며 반대 방침을 밝혀왔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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