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본간 영토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지역을 러시아가 독자적인 경제특구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이 지역에서 양국 공동경제활동을 구성해온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전날 쿠릴열도 지역을 대상으로 러시아 독자 경제특구인 '선행발전지역'으로 지정하는 결정에 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사할린에서 회의를 열고 어업, 인프라 정비 등을 발전시키기 위해 해당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사할린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러시아 정부가 쿠릴열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러시아 정부는 추가적으로 쿠릴열도 중 시코탄에 74억루블(약 142억원)을 들여 새 수산물 가공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7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경제특구 계획에 진출 기업의 세제 우대조치 계획을 포함시켜 러시아가 이 지역의 독자적 관할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공동경제활동을 구상해온 일본 정부는 즉각 항의했다. 다음달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예정인 러일정상회의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경제구역 협상이 좌절될 위기에 처하자 일본 정부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실효지배중인 쿠릴열도를 양국이 함께 개발해 최대한 반환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 주력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외교 통로를 통해 "일본의 입장을 무시한 설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쿠릴열도에 경제특구 설치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 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일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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