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네루다 타살의혹 재점화…사인,정부발표와 달리 "암 아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국민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가 사망 당시 정부의 공식발표와 달리 암으로 사망하지 않았다는 국제 전문가 집단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AP·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네루다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국제 전문가 집단은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73년 69세의 나이로 숨진 네루다의 사망 원인이 암은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사망증명서에는 진짜 사인이 나와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자연사인지 타살인지를 확인하거나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따라서 사인일 가능성이 있는 병원성 박테리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산당에 입당해 정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네루다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이끈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직후인 1973년 숨졌습니다.
그는 친구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이 자살하자 멕시코로 망명해 피노체트 정권 반대 운동을 주도할 계획을 세웠다가 출국 하루 전 돌연 사망해 사인을 두고 논란이 분분했습니다.
당시 피노체트 정권은 네루다가 전립선암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며 암으로 건강이 악화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네루다의 운전사 겸 개인비서가 2011년 네루다가 숨지기 직전 가슴에 알 수 없는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해 타살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칠레 정부는 2013년 네루다의 무덤에서
피노체트가 칠레를 통치했던 17년 동안 정권 반대세력과 좌파 운동가 등 3천200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