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옥 문 열었다" 거센 반발…트럼프의 속셈은?

↑ 팔레스타인 즉각 반발/ 사진=MBN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는 발언에 팔레스타인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화약고에 스스로 불을 붙인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고 공식 선언하고, 후속조치로 텔아비브에 있는 주(駐)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는 명령도 내렸습니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의 독특한 성격을 무시하고 '이스라엘 땅'이라고 선언하자,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은 물론 유엔, 유럽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반대에 나섰습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진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탈피한 것이어서 후유증이 간단치 않을 전망입니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상실을 자초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스라엘만 찬성하는 고립무원의 선택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즉각적으로 정반대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곧바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지만, 팔레스타인은 이 결정이 중동 평화를 해치고 극단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현지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역사적이고 용감한, 정당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발표도 반기면서 "다른 국가들도 이스라엘 국가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인정한 미국 결정에 합류하고 대사관들을 이곳으로 이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다만, 그는 "예루살렘 성지의 현 상황에 대한 어떠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도 즉각 성명을 내고 "이보다 더 적합하고 아름다운 선물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격렬히 반발했습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현지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트럼프의 결정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중재 역할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바스 수반은 또 "이 결정은 테러리스트 그룹에 도움이 되고 중동 지역의 평화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영구적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강조한 뒤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조만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이자 평화 협상 대표는 "트럼프가 '2국가 해법'을 파괴했다"고 말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해에 대한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유력 정치인인 모함메드 다흘란은 "팔레스타인인들은 미래 어떠한 평화 협상도 거부해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안보 협력도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면서 "이는 옳은 일이며, 이미 해결했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후속조치로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토록 지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