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 국가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은 지하자금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자국 화폐인 '셰켈'에 대응하는 국가 공인 디지털화폐 도입을 추진키로 한 반면 비트코인 거래 업체를 자국 증권거래소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은 이스라엘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처리 속도가 더욱 빠른 결제 제도를 구축하고 유통되는 현금의 양을 줄이기 위해 비트코인과 유사한 디지털화폐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에서 통제돼 안전하게 관리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차이가 있다. 이스라엘은 디지털화폐 관련 법안을 제정해 2019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디지털화폐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국내총생산(GDP)의 2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경제에서 통용되는 현금을 양성화하기 위해서다. 중앙은행에서 통제하기 때문에 자금 흐름이 투명해질 뿐만 아니라 추가 세수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냉온탕을 오가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 시장을 장악, 주식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다. 현재 같은 이유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는 중국, 일본, 스웨덴 등이 있다.
이스라엘은 순조로운 디지털 화폐 도입을 위해 비트코인 거래 업체를 주식시장에서 축출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증권 당국은 25일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기업들을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서 거래 금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비트코인 거래를 주요 서비스로 하는 기업들은 텔아비브 주식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다. 이미 상장된 기업들도 주요 서비스를 비트코인으로 바꾸면 상장 폐지된다.
스무엘 하우서 이스라엘 증권국 의장은 "주 사업이 디지털 화폐인 기업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며 "이미 상장된 경우 거래를 금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현재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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