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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 색깔의 히잡.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유력지 더 힌두(The Hindu)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신부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드레스를 입고 신랑과 춤을 추는 등 서양식 결혼식과 피로연을 여는 젊은 부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식전에 신랑을 위한 턱시도와 신부를 위한 웨딩드레스를 준비한다. 결혼식 당일에는 각자 준비한 의상을 입고 신부는 갖가지 보석들로 치장을 한 채 식을 올린다. 이후 피로연에서 하객들은 넓은 홀에 모여 팝 음악을 틀고 함께 춤을 춘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노출이 있거나 몸에 달라 붙는 원피스를 입은 여성들도 있다. 일부 하객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술을 조금씩 마시기도 한다.
엄격한 이슬람 공화국인 이란에서 이 같은 일은 개인 행동을 규율하는 이슬람 율법 중 6개 법에 어긋난다. 이슬람 율법은 남녀가 한 자리에 섞이고 춤을 추는 것, 여성이 살을 드러내는 것, 히잡을 쓰지 않는 것 등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술'은 입 밖에 내서도 안 되는 금기 사항 중 하나다.
이란의 전통 결혼식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방에서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진행한다. 식이 끝난 뒤 부부가 밖에서 만나더라도 신체 접촉이 금지돼 있어 악수조차 나눌 수 없다.
새로운 결혼식은 이미 이란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테헤란의 예식장에서는 매일 밤마다 기존의 관습과 깨는 결혼식이 열린다. 대중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의지마저 커지면서 당국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용인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온건 개혁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사회경제 개혁 움직임이 빨라진 영향도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이슬람 율법 위반
이에 대해 이란의 사회학자인 호야트 칼라시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멈추지 않고 변화하지만 권력자들은 국가를 운영하는 이론이나 비전이 없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붕괴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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